홈리스들을 위해 연애 마저 뒷전인 그 남자, 꿀복근의 소유자, 빅이슈 판매국장 조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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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문닫은 청과 시장 골목을 지나, 제일다방 아래에 위치한 빅이슈 꼬레아 본사에 도착했다. 네*버 지도를 의심하던 중 이가 하나 둘 빠진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이 입구 앞에서 건넨 반가운 인사를 받고서야 안심하고 건물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나오다 취재팀을 만난 조현성씨는 며칠 굶은 헐크를 연상케 하는 신체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안녕하세요’ 한 마디에서 성시경과 같은 부류의 음색깡패임을 알아차렸다.

 
취재기자 나홍윤
포토그래퍼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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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형의 추천으로 만난 빅이슈코리아에서, 판매국장(빅판들의 영원한 빽)과 홈리스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다. 연애할 시간은 없지만, 새벽마다 운동과 성경공부는 꼭 한다.


바로 묻겠다. 빅이슈코리아, 뭐 하는 회사인가?
빅이슈코리아의 일차적인 목표는 홈리스들의 주거 안정화를 통해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삶은 찾아주는 것이다. 빅판들은 고시원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받으며, 재능기부로 만들어지는 잡지를 거리에서 판매하며 자립을 해나간다.


그럼 영국 빅이슈와 같은 회사인 건가?
아니다. 독립적인 회사다. 각 국의 빅이슈는 전세계적으로 기사만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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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이 참 '다르다.' 국장님의 손 위치도 참 '다르다'


홈리스들을 잡지의 판매원으로 고용한다던데, 이유가 궁금하다.
그들을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계층의 경제적 빈곤이 그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인 것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의 실패는 상황일 뿐이지, 그들의 본질이 아니다. 실제로 그들은 자립하기 위한 사회적 징검다리가 없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홈리스들이 전면적으로 나서서 잡지를 판매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잘못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싶다.


재능기부로 운영된다는 점에도 눈길이 간다.
수익의 대부분이 잡지 판매에서 나오기 때문에, 재능기부는 빅이슈가 살아가기 위한 포맷이다. 잡지의 70%가 재능기부이다. 빅판들의 옷, 가방도 모두 협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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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틱스 PPL ㄴㄴ해. (이해 못하는 사람은 복습 하고 오시길.)
 
월급은 많이 못 받을 것 같다.
솔직히 200만원보다 적게 받는다. 회사가 크면 우리도 크겠지.


복지제도는?
4대보험 외에는 별로 없다. 아직 직원들의 희생이 많다.



빅이슈는 잡지사다. 하지만 다른 잡지사의 사무실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
빅이슈가 꽤 알려졌기 때문에 오시는 분들은 놀라기도 한다. (장기 털리는 줄.) 하지만 매스컴을 탄 정도가 회사의 크기를 말해주진 않는다. 회사가 더 크면 자연스레 더 좋은 곳으로 옮겨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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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가게 포스에 쪼그라든 빅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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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지사의 흔한 내부
  
 
판매국장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빅판들을 총 케어하는 것이다. 판매국에서는 현장에서 빅판들을 직접 관리하며 그들의 꾸준한 판매 활동과 고객 대응을 전반적으로 돕는다.


뒷조사를 해본 결과, 원래 홈리스 월드컵 의 코치를 제안 받은 것이라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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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빅이슈의 편집국장이 군대 가기 전부터 알던 형이다. 퍼스널 트레이너이면서 정신적인 부분도 다듬어 줄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형이 딱 맞은 일이 있다면서 홈리스 월드컵 코치를 소개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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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썽이 치카치카해쪄여. 칭찬해주떼여.
 
신의 한 수였군. 빅이슈에는 먹튀를 노리고 오는 홈리스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선별하나?
안 한다. 우리도 어제 마음 다르고 오늘 마음 다르듯, 사람들은 변하기 때문이다. 관계가 단절된 홈리스들은 거미줄 없는 거미와 같다. 빅이슈는 그런 빅판들이 잡지를 팔며 독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다시 관계를 만들도록 한다. 빅판들은 그런 관계를 통해 힘을 받는다. 그래서 아프고 힘들어도, 독자를 만나려고 현장에 나가게 된다.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처음에는 지원만 바라고 왔다 하더라도 달라진다. 그래서 칼로 무 자르듯 하기가 힘들다.


단순한 판매직 그 이상인 것 같다.
판매 하나만 보면 내가 봐도 매력적인 일은 아니다.


우리가 봐도 그렇다. 빅이슈 자랑을 듣고 싶다. 훈내 한번 풍겨보자.
‘빅이슈를 통해’ 만난 최청복씨라는 분이 있다. 고아원에서 도망 나와 20년간 노숙 생활을 한 분이다. 초등학교도 졸업을 못했다. 이분이 ‘빅이슈를 만나’잡지를 팔며 모은 돈으로 임대주택에서 살림살이까지 다 갖추고 살고 있다. 책도 많이 사더라. 또, ‘빅이슈의 홈리스 발레단이라는 곳을 통해’ 서울발레씨어터의 공연에 출연도 했다.


고자질하려는 건 아니지만 사실 판매 수칙을 어긴 빅판을 목격했다. (빅판 판매 수칙을 알고 싶다면 직접 검색해보길. 1초면 된다.)
아.. 그분이.. 최근이었나? (최근이다. 고갱님, 당황하셔쎼여?) 원래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현장을 체크한다. 최근 들어서 인력이 많이 줄어서 틈이 생긴 것 같다. 원래는 거의 없다. (훈내, 이 다음에 풍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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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그 빅판 분, 어디서 만나셨나요? 아줌마.. 여기..몽둥ㅇ....ㅣ
 
처음부터 있던 수칙인가?
그렇다. 처음부터 못 박아 둔거다.


얘기해보니 판매국장에 월드컵 코치까지 정말 바쁜 것 같다. 스스로에게 시간 투자는 안 하나?
그래도 시간을 쪼개서 할건 다 한다.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서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한다. 그리고 운동을 간다. 길게 안 한다. 일주일에 세 번 삼 사십 분 짧고 빡시게.


연애는 안 하나?
(헛웃음) 최근 들어서는 힘들다. 빅이슈 오기 전에는 덜했는데, 오고 나서는 더 힘들어 졌다.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애정이 붙는다. 하지만 연애에 집중하기는 힘들다.


운동하다 보면 거울을 보며 자세를 교정하기 마련, 바람직한 신체부위가 눈에 보일 것 같은데?
거울로는 자세만 본다. (필자는 거울로 바람직한 남정네들을 보곤 한다.) 몸이 좋다는 걸 느낄 때는 샤워하는데 모르는 사람이 말 걸 때. 사람들이 말을 많이 하니까, 아, 내가 몸이 괜찮은 편이구나 싶다.


(질문을 다시 해보자.) 바람직한 신체부위가 눈에 보일 것 같은데?
복근이 타고난 것 같다. 운동을 많이 안 해도 배에 살이 안 찐다. 약한 부분이라면 가슴 쪽이다. 그것도 노력하니까 극복이 되더라. (필자는 극복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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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초 ㅑ! 끈끈이처럼 달라붙고 싶다. 그의 몸에. (출처 : MBC)

 
헬스 말고 즐기는 스포츠가 있나?
축구를 좋아한다. 그래서 홈리스 월드컵 코치도 한 거다. 하기 위해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도 땄다. 그리고 그 외에도 원래 퍼스널 트레이너 자격증과 보디빌더 자격증을 따놨다. 이쪽 일을 하고 싶어서. (오늘 인터뷰이는 은근 지자랑st.)


드디어 마지막 질문이다. 조현성에게 빅이슈란?
사명. 동물처럼 자기만을 위해 살다가면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있는 것만큼 의미 있게 살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동물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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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인터뷰이 조현성 씨의 추천 도서는 <연애의 시대>입니다. 인터뷰이가 외로울 때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합니다.
커플지옥, 솔로만세 모두 신청하세요.

당첨자 발표는 1월 16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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