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사장이 회사를 먹여 살릴까 직원이 회사를 먹여 살릴까

사장이 회사를 먹여 살릴까 직원이 회사를 먹여 살릴까

 

 

 

1.

 

과연 사장이 회사를 먹여 살릴까? 직원이 회사를 먹여 살릴까? 나는 직원이 회사를 먹여 살린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회사를 경영하는 건 사장이니, 사장이 회사를 먹여 살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다. 경영은 사장이 하지만, 회사가 돌아갈 수 있는 건 직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장이 아무리 경영을 잘해도 직원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1인 기업이라면 사장이 회사를 먹여 살리는 게 맞지만, 직원이 있는 한 그렇지 않다. 실무는 사장이 보는 게 아니다. 직원이 본다. 회사가 실제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건 실무를 보는 직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경영의 관점이 아니라, 실무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직원이 회사를 먹여 살리는 게 맞다. 물론 정확히 따지면, 사장과 직원이 협력하여 회사를 먹여 살린다고 보는 게 옳다. 경영자와 실무자, 어느 한쪽만 존재한다고 해서 회사가 유지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장과 직원이 함께 회사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니라, 직원이 회사를 먹여 살린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있다. 직원들의 소중함을 모르고, 직원들을 그저 회사의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사장들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직원, 곧 실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직원, 실무진이 중요한 이유와 관련한 사례가 있다. 지인 사연이다. 이야기의 끝은 씁쓸하다. 그것도 많이.

 

지인이 다니던 회사가 다른 회사를 합병했다. 지인 회사 사장은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경영은 아랫사람에게 맡기고 자신은 돈만 받아가고 싶어 했다. 그래서 회사 경영을 합병된 회사 사장에게 맡겼다. 그 결과, 어떻게 됐을까? 합병된 회사 사장이 몇 달에 걸쳐 물밑 작업을 한 끝에 중간 관리자였던 지인을 비롯해서 지인 회사의 직원을 전부 해고했다. 회사를 장악해버린 것이다. 여기까지는 지인과 동료 직원들에게만 베드 엔딩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인에 의하면 잘린 직원들은 좋은 조건으로 다른 회사에 스카우트되었다고 한다. 다른 회사가 눈독 들일만큼 맡은 일은 잘했으니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인이 다녔던 회사 거래처들이 거래처를 옮긴 것이다. 지인 동료 직원들이 옮긴 회사로 말이다. 그 직원들이 거래처를 뺏어 간 건 아니다. 잘린 직원들이 거래처들에 마지막 인사를 했는데 회사 옮기면 따라가겠다고 했단다. 그 직원들은 농담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옮긴 것이다. 굳이 거래처를 옮긴 이유가 있다. 잘린 직원들이 그동안 거래처 관리를 매우 잘했기 때문이다. 새 직원들과 합을 맞추기 쉽지 않으니, 그동안 합이 잘 맞은 사람을 따라간 것이다. 그로 인해 지인이 다니던 회사는 대부분의 거래처를 잃었다. 매출이 가장 큰 거래처도 가버렸으니 회사 상황이 말이 아니게 된 것이다. 인수한 회사나 합병된 회사나, 모두 타격이 매우 클 것이다. 지인이 다니던 회사 사장은 그제야 자기 직원들을 놓친 것을 후회한단다. 어리석은 우를 범한 것이다. 회사를 먹여 살리는 건 직원들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자기만 생각한 채 직원들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은 결과다.

 

 

 

2.

 

직원을 따라 거래처가 이동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일도 아니다. 나는 다른 지인들에게서 그런 경우를 왕왕 들었다. 어쨌든 대기업이야 그 회사 자체를 보고 거래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위에 상황처럼 직원 때문에 계속 거래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최초 거래는 회사를 통해 했을지라도 담당 직원과 합이 잘 맞아 거래를 연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뿐만 아니다. 위에 사연처럼 담당 직원이 그만두거나 잘린다고 해서 계약을 종료하고 거래처를 옮기는 일이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옮기는 경우가 있긴 하다. 꼭 거래처를 옮기지 않더라도 담당 직원이 거래처와 관계를 잘 맺었으면 그가 퇴사할 때 아쉬워하기 마련이다. 그 직원으로 인해 거래하기 편했기 때문이다. 다른 직원에게 다시 합을 맞추는 게 꽤 피곤하니까.

 

회사 규모와 사업 혹은 업무 영역에 따라 실무자가 새 거래처를 끌어 오기도 한다. 직책에 따라 계약을 여러 개 성사시키기도 한다. 반면 실무자가 거래처와 관계를 잘 맺지 않으면 거래처가 떠나가기도 한다. 서비스업의 경우 직원이 고객 응대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고객이 떠나가고 매출이 줄어들기도 한다. 직원의 고객 응대에 따라 회사나 가게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다. 반대로 이미지가 좋아질 수도 있다. 그러니 직원은 회사를 받지는 기둥이나 다름없다. 이런 면에서 보면 직원이 회사를 먹여 살리는 게 맞다고 할 수 있다. 실무 영역에서 회사를 먹여 살리는 건 사장이 아니라 직원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사장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른다. 아니면 애써 외면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도 아니면 실제로 모를 수도 있다. 입장이 아예 다르니까. 입장 차이로 인해 시야와 생각도 완전히 다르니까. 그런 차이가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직원의 소중함을 몰라주는 건 그래도 너무 서운하다. - 사장이나 관리자 입장에서 아무리 회사를 떠받치는 게 직원이라고 해도 말 안 듣는 직원까지 소중히 생각해야 하느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논외 사항이므로 넘어간다.

 

 

 

3.

 

(직원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장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장들도 있다. 그런 사장들을 향해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러니 전자의 경우에는 억울해하지 마시길.) 도대체 사장들은 왜 직원들의 소중함을 모를까? 직원보다 회사를 더 아끼고, 사랑해서일까? 회사만 생각해서 그러는 것일까? 그러면 안 된다. 회사를 소중히 생각하는 만큼 직원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직원도 회사의 일부니까. 회사 따로 직원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회사가 곧 직원이고, 직원이 곧 회사다. 그러므로 회사만큼 직원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회사는 사장의 배포와 능력만큼 성장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장이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직원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장할 수가 없다. 사장 혼자 발버둥 쳐봐야 나아갈 수가 없다. 직원의 도움 없이 회사를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직원과 힘을 합쳐야 회사가 유지되고, 성장한다. 연봉을 적당히 맞춰 주고 능력 있는 직원을 고용하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돈으로 사람을 움직이면 그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직원은 언젠간 연봉을 더 많이 주는 데로 가기 마련이다. 사람은 돈 따라 움직이기도 하지만, 마음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마음을 만지면 그 효과는 무한정 갈 수 있다. 그러므로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

 

직원이 회사를 먹여 살린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직원들을 소중히 대하면 직원들은 더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다. 직원들을 소중히 대하고, 그만한 대접을 하면 직원들은 자연히 애사심을 갖게 될 것이다. 직원들이, 자신들은 소모품이 아니라 회사의 소중한 일원이라고 느끼게 해 주면 그들은 자연히 열과 성을 다해 일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직원, 그것을 악용하는 직원이 있다는 것은 함정) 그렇게 직원들이 회사를 떠받치는 회사는 자연히 점점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 직원들로 인해 회사는 점점 배부르게 될 것이다. 직원들이 회사를 어떻게든 먹여 살릴 테니까.

 




작가 : 인생짓는 남자

작가 소개 : 살아 있기에 글을 씁니다. 살아 있는 한 글을 쓸 겁니다. 글은 제가 존재하고 있고, 존재했음을 이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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