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탐구생활] 고민-3- #7. 업무 분장과 오해

최근 많은 기업들에서 직위를 없애고 ~님, 매니저, 영어 이름 등으로 대체해가고 있다. 위계질서를 타파하고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서 수평적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자 하는 흐름이다. 그런 기업에서 일하는 지인의 얘기를 들어보면 일단 직급, 직위를 모르기 때문에 누가 선배인지, 후배인지 모른 채로 일을 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좀 더 편한 관계 속에서 협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정도 관련 정보를 듣게 되겠지만 직급과 직위로부터 오는 왠지 모를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어느 하나의 방식이 더 좋고 최고라고 말하기엔 모두 장단이 있기 때문에 기업의 분야, 업무 특성에 따라 더 알맞은 방식의 조직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선 내가 일을 하는 곳은 전통적으로 수직적 조직을 유지하며 연차가 쌓일수록 승진하며 직급이 올라가는 구조로 되어있다. 정말 전형적인 조직이다. 애매한 것보단 확실한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확실한 직급 구분과 선후배, 동기가 명확히 나뉘는 것에는 불만이 없다.

 

다만, 그 직급과 직위를 남용하는 것이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 외부 민원도 물론 골치 아프고 스트레스를 주지만 그에 못지않은 게 '내부 민원'이다. 현재 그나마 내부 민원이 크게 없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지만 온전히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가 이루어지는 경우의 얘길 들어보면 상상초월, 별의별 일이 다 있다. 직급이 더 높다는 이유로, 오직 그 이유만을 들어 말도 안 되는 억지 요구를 하거나 선배로서 후배를 위해 하는 조언이라며 그렇게 일 처리하면 안 된다는 식의 '꼰대질'을 하고 다짜고짜 전화해서는 욕을 하기까지.. 직급이 높은 게 다가 아닌데 의무는 다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앞세우는 사람들이 회사엔 너무나 많다.
 



가장 낮은 직급에 입사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입사원으로서 그런 불합리하고 정당하지 않은 요구와 나이•직급 갑질을 당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얼마큼 참고 얼마나 목소리를 내어 내 주장을 말해도 되는 걸까.

 

위의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업무 처리 과정에서 직급 차이에서 오는 은근한 압박감은 끊임없이 존재한다. 적어도 '내 업무'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되어 잘못된 요구를 하거나 좀 편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방법을 유도하는 경우 단호하게 안된다, 불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 법과 원칙을 근거로 안 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원칙주의자다', '융통성이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게 될 텐데 그럼 나는 그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감수하고라도 그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문득 나도 나중에 차장 부장이 되면 저렇게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선배님들도 많다. 부하 직원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함께 해결하려고 하고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민원이 있을 때 전방에서 막아주는 리더. 그런 리더는 권위를 앞세우거나 권력을 휘두르지 않아도 저절로 따르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반대로 직급과 위치를 내세우며 부하 직원들을 길들이려고 하는 리더가 있다(리더라고 부르기도 싫지만). 유치하고 이상한 방식으로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며 부하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이는 존경은커녕 반발심만 키우는 것임에도 말이다.

 

타 부서와의 업무 협의가 있고 그 부서에서는 부장님이 참석하는데 신입사원인 나 혼자 그 회의에 들어간다면 과연 내가 내 부서에 만족스러운 협의점을 얼마나 찾아올 수 있을까. 그럴 때 부서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줄 수 있어야 함에도 전방에서의 방패막이 되어주지 않는 리더의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부서원들은 답답하기만 하고 오히려 리더보다 더 전전긍긍하며 당장 앞에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t1.daumcdn.net/brunch/service/user/1XUP/image/UjW--wvrvQ2Bv7tIxzFalIvLzzU.jpg

 

그나마 나이나 직급 상으로 어느 정도 올라가면 그런 상황에서 리더에게 현실을 일깨워주는 일침을 가하거나 직접적으로 업무 요청을 하며 불만을 표하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도 어리고 직급도 낮은 나로서는 상위직급자에게 그렇게 행동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답답하지만 하하(HAHA).. 웃으며 참고 참는다.
 


 

그래도 상식적으로 이건 아니다 싶을 땐 확실하게 말하고 쉽게 보이지 않고 싶다. 그런 식의 갑질을 참으면서까지 그 사람을 떠받들고 싶지 않다.

 

회사에서 존경받는 리더와 그렇지 못한 리더, 그 차이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되고자 하는 리더상에 대해서도 상반되는 리더의 모습을 통해 윤곽을 잡아나가려고 한다.

 



작가명 : 도비로드

작가 소개 : 회사로부터 양말이 아닌 돈을 받고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도비입니다. 저마다의 길을 걸어가는 또다른 도비들이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관련 링크 :
bruch- https://brunch.co.kr/@dobiroad
instagram- https://instagram.com/dodol1227
blog- https://blog.naver.com/yudodol27
오피스Wa 목록보기
맨 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