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 쿨한 거 알잖아~

그런 놈 치고 진짜 쿨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나 쿨한 거 알잖아~'

 

난 이런 말을 스스로 자주 내뱉는 사람 치고 정말 쿨한 사람을 아직 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내가 겪은 저런 말을 쉽게 뱉는 사람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1. 자기중심적이며 말투가 공격적이다.

2. 공감능력이 떨어지며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나오는 대로 말한다.

3. 주로 나보다 직위가 높거나, 나에게 있어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내게도 이런 상사가 한 명 있었다. 내년부터 타 부서로 인사발령이 났기에 이젠 크게 볼 일이 없겠지만, 정말이지 지독한 악연이었다. 그는 나오는 대로 말을 내뱉으며 나를 비난하고 상처를 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단지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며, 네가 잘못했기 때문에 잘하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언행을 정당화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만큼 자기중심적이며 배려 없는 말도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솔직하지 못해서 당신에게 '싸가지 없게 말하지 좀 말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생각하는가? 당신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의 내 잘못을 비난한 것처럼, 내가 당신의 성숙하지 못함을 비난한다면 당신은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너 잘되라고 말하는 것이다'는 이유로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자신의 배려 없는 모습의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게 욕 한 뒤, 그가 주로 하던 말은 '그래도 난 뒤끝은 없잖아'였다.

 

당연한 얘기다. 당연히 당신은 뒤 끝이 없을 수밖에 있나. 내 영역을 허락도 없이 침범해서 버리고 간 당신의 쓰레기 같은 말들은 온전히 내가 치워야 할 것들이 되었으니. 재활용이라도 되는 쓰레기면 좋으련만 이건 뭐 다 태워버려야 할 것들 뿐이고, 태워서 나오는 악취들은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다.

 

한 두 번, 자리를 마련하여 이런 그의 행동에 대해 돌려서 얘기를 해 보았다. 얘기하는 당시에는 쿨한 척 고개를 끄덕이던 그가 며칠 뒤 내게 해 준 화답은 이렇다.

 

'나 원래 그런 놈인 거 알잖아. 네가 난 그런 놈이라면서. 어쩌겠노, 그런 놈 밑에 있는 네가 그냥 따를 수밖에'

 

어이쿠... 이 말을 좀 더 빨리 할 수 있도록 내가 배려해 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했다. 저 말을 내게 얼마나 하고 싶었을까... 이렇게 나올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굳이 자리를 마련해서 진지하게 얘기한 나의 잘못이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 난 저 말을 끝으로 난 이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나의 모든 감정을 배제했다. 팀 모든 사람이 싫어한다는 것을 자신은 아는지 모르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때는 있었던 '나라도 좀 도와줘야지'하는 마음마저 사라져 버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배운 것인지, 회사생활을 하며 배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사람들과는 관계를 끊을 수 있게 되었다. 먼저 연락하지 않거나 연락이 와도 최소한의 액션만 취한다. 직장 내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관계라면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을 끊어버린다. 나의 소중한 시간, 자존감, 에너지는 그런 사람을 만남을 통해 소모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자원이다.

 

인간관계의 깊이는 함께한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변하지 않으며, 굳이 내가 바꾸려고 할 필요도 전혀 없다. 이런 사람과는 100년을 함께해도 에너지가 빨릴 뿐 관계가 깊어질 수 없다. 그러니 이런 사람과의 관계는 가능하면 빨리 끊도록 하자. 이런 사람을 만나는데 소비되기엔 당신의 인생은 너무나 소중하니까.

 

 


 

<작가소개>
직장에서는 열일하고 퇴근 후에는 꿍꿍이(꿈)를 고민하는 직장인. 30대에 카페운영, 출간작가, 금융 (준)전문가가 되고픈 꿈이 있어요. 그 꿍꿍이를 그려가는 자취를 글로 씁니다.

작가 브런치 : https://brunch.co.kr/@kwj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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