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당신의 작은 배려가 큰힘을 발휘한다.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나와 함께 연구개발 직군인 동기들의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에는 정식으로 팀을 배정받기 전에 자신이 갈 수 있는 각 부문 및 팀에서 1주일간 그 팀의 업무를 체험해 보는 기간이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개발이 아닌 다른 직군의 동기들은 “꿀타임이네?”라거나, “너흰 우리보다 회사생활 늦게 시작하네?” 등등의 부러움 가득한 말을 던지곤 했는데, 그 당시에도 말했지만 이 기간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신입사원이 여러 팀을 돌아보며 업무를 직접 체험하고, 그 중에 자기가 원하는 직무를 선택한다.’는 것은 분명히 훌륭하고 매력적이며 칭찬받을 제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입사원들은 ‘스스로 팀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남들은 모르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인턴을 했던 팀에서는 “당연히 우리팀으로 올 거지 B씨?”라고 말하고 있고, 체험을 위해 방문한 다른 팀에서는 맛있는 식사를 사주는 등 극진한 대접을 하며 “우리팀 어때 정말 좋아보이지? 사람들도 밝고 직무도 C씨랑 잘 맞을거야!”라고 설득하는가 하면, “이런거 얻어먹고 안올거 아니지? 내가 기억하고 있는다!”라며 엄포를 놓기도 하는 등 팀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줄 만한 여러가지 요소들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리엔테이션을 돌던 어느 날이었다. 인턴생활을 했고, 지금 근무하고 있는 부문을 방문해서 체험하기로 한 첫날- 나를 포함한 5명의 동기들은 인사팀의 인솔을 받아 부문장님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간 방문했던 다른 곳의 부문장님들은 우리의 얼굴을 쓱- 보고 “음. 열심히 하세요.” 하고 넘어갔던 터라 ‘역시 높으신 분은 바쁘신가보다.’, ‘우리 같은 쭈구리를 상대할 시간은 없나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날은 전혀 달랐다.
 
 부문장님의 방에 들어가자, 그곳에는 부문장님을 포함한 각 팀의 팀장님들이 나란히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우리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아이구 반갑습니다 여러분.” 이라며 사람 좋은 웃음과 함께 우리에게 먼저 악수를 청한 부문장님은, 자리에 앉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 이런 표정이었다는 말은 아니다…
 
“회의중에 잠깐 나와서 여러분과 오랜 얘기를 나누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래도 우리 부문에 신입사원들이 왔다는데 꼭 직접 보고 환영해주고 싶어서 슬쩍 나왔습니다. 환영합니다 여러분.”
 
그 후 부문장님은 우리가 자기소개를 하기도 전에 팀장님들을 한분한분 우리에게 소개해 주었고, 소개를 받은 팀장님들은 자기 팀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간략하게 설명하며 우리가 부문 내에서도 팀을 선택하여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 동안 배정을 해 주는 곳으로 갔을 뿐인 우리에게 그런 모습은 굉장히 신선했고, 충격이었다. 이런 작은 배려 덕분에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팀에서 알찬 1주일을 보낼 수 있었고, 다른 동기들에게도 부문장님의 칭찬을 줄줄이 늘어놓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당시 부문장님은 약 20여명이 모인 큰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가‘신입사원들이 인사를 드리러 간다.’는 인사팀의 연락을 받자마자 ‘20분만 쉽시다.’ 라며 회의를 멈추고 집무실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는 각자의 업무를 보고 있던 팀장들을 집합시켜 그런 자리를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부문장님은 물론이고 해당 부문 전체에 대한 인상이 급격히 좋아졌음은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배려 하나로 부문장님은 우리 동기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부문은 우리 동기들이 팀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린 부문이 되었다.
 
부문장님과의 짧았던 그 시간은, 주위에 친구들만 가득한 곳이 아니라, 위 아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지내는 회사- 즉 사회생활에서 작은 배려 하나가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각자의 업무를 서로에게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하기 바쁜 경우도 있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상대를 생각해주고 그것이 결국 자기에게 얼마나 큰 복으로 돌아오는지는 연말에 부문장님이 보다 높은 직급으로 승진하는 것을 보고 알게 되었다.

 
 

ⓒ 그게 참 쉽지가 않네요..ㅠㅠ
 
이제는 다른 부문으로 옮기셔서 엘리베이터에서나 가끔 만날 수 있는 부문장님은, 나를 보면 여전히 그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먼저 인사해 주신다. 그럴 때 마다‘나도 꼭 그렇게 해야지!’라고 결심하지만, 어느새 툴툴이가 되어버린 내게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오늘 못했다면 내일이라도, 상대가 아니면 나라도 그렇게 한다면, 회사 생활은 좀 더 즐거워 지지 않을까?
 
 
선의로 행한 일은 결국 당신에게 복으로 돌아온다.”는 말은 어려서부터 많이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그치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 역시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지요. 말했잖아요, 불평쟁이 툴툴이가 되어 가고 있다구요ㅠ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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