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들었다 놨다.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알람소리를 들으며 눈을 뜨는 아침이면, 가끔씩 드는 생각이 있다. 

"잠자는 도중의 나는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하는걸까."

분명 전날과 비슷한 시간, 비슷한 컨디션으로 잠들었는데 잠결에 룰렛이라도 돌리는 건지 일어날때의 기분과 컨디션이 하루하루 다르기 때문이다. 기가 막힌 컨디션으로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알람이 울리기 5분 전인 경우도 있는가 하면(하품도 나오지 않는다면 아오 신나!), 10분 간격으로 6개나 맞춰놓은(못들었으니 5분후 다시 알림이 그대로 적용된.. 그러니까 12번이나 알람이 울렸다는 소리다.) 알람따위 깔끔하게 무시하고 늦잠을 자는 경우도 있는 것은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날 하루의 기분..?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겠지?


 
 
ⓒ 저 시간이 눈이 떠진다면… 아.. 앙대…


어린 시절,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나면 하루종일 즐겁다." 라거나 "늦잠자면 하루종일 급하고 피곤하고 지친다."는 말로 나의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조절…했다.(사실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혼자 조종당했다고 하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어른의 말은 철썩같이 믿는 착한 어린이였던 나는(정말이다.) 선생님과 부모님의 가르침대로 상쾌하게 일어난 날은 하루종일 즐거우려고 노력했고, 늦잠잔 날은 급하고 피곤하려고 노력했다.(이것 보라!) 그런데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 말이 잘못되었단 것을 알게 되었다.


직장인의 하루 기분을 좌지우지 하는것은 아침에 눈 뜰때의 컨디션이 아니라, 출근해서 만난 상사의 기분이었던 것이다. 제아무리 상쾌하게 일어났어도 출근해서 만난 팀장님이 인상을 쓰고 있다면 괜히 나도 기분이 나빠진다. "젠장, 무슨일이지? 내가 뭘 잘못하기라도 했나? 오늘 잘못 걸리면 끝장이다..."

그런데 사실 이것보다 무서운 것은, 아침에 출근했을때 높으신 분의 기분이 좋아보이면 내 기분도 괜시리 좋아질 때다. 누군가 기분나빠하고 있는 사람의 주위에 있을때 눈치를 보고 영향을 받는거야 본능적으로 당연한 일이지만, (서로 사랑하는 연인 관계도 아닌데) 단지 당신이 웃고 있다는것 만으로 내 기분도 좋아진다니... 내 맘을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이 팀장님이라니...


놀랍고 무섭지만, 어느새 회사생활에 적응해 버린 나는 오늘도 출근하면서 높으신 분들의 기분을 살핀다. 과장님, 좋아. 차장님, 좋아. 부장님, 윽.. 컨디션 별로인것 같은데? 팀장님, 좋아. 됐다!! 이렇게.

  
ⓒ 오늘.. 기분 별로십니까…??bb


한 팀의 관리자 급 되시는 분들의 표정은, 부하 직원들의 하루 컨디션을 좌우한다. 그리고 아마... 본인들도.. 아시겠지..? 회사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은 다른 방법이 아니라, 그저 아침에 웃으며 맞이해 주는게 최고라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습니다. 잘 부탁드러요 허허허.


아침 인사는 굿모닝, 인상쓰지 않고 웃으면서~ 좋은아침입니다. 안녕하세요.
퇴근 인사는 안녕히 계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눈치주지 않으면서 내일 또 만나요~
예. 다른 나라 이야깁니다.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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