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당신의 주말은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주말 잘 보내세요~」
 
 주말을 앞둔 금요일 퇴근시간이면 여기저기서 경쾌한 인사말이 들려온다. 평소의 「내일 뵙겠습니다.」와는 또 다른 느낌의 인사말들. 반드시 주말을 잘 보내고 오세요- 예, 저도 기필코 잘 보내고 말겠습니다- 의 굳은 의지가 담겨있는 이 인사를 하기 위해 우리는 일주일을 견뎌온 것일까.


 
 
ⓒ 꺄향 주말이다!!


 일주일동안 수고했으니 푹 쉬세요, 에너지 충전 빵빵하게 하고 오세요, 웃는 얼굴로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주일동안 주말만을 기다려온 직장인에게 이 인사는 너무나 반갑다.

 그런데 그렇게 잘 보내라며, 반드시 잘 보내고 말겠다며 인사를 나누고 맞는 주말에,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무엇을 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나? 나는 보통 ‘그냥’ 쉰다.


 회사생활을 하게 되면서 비로소 알게 된 ‘으워웅어우오어월화수목금퇼’의 의미 때문일까. 내게 주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너무나 짧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면 (지난 편 글을 본 사람이라면 알게 되었을) ‘먼저 약속을 잡지는 않지만 불러주는 곳이라면 가는’ 병이 심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말에도 내가 나서서 약속을 잡는 일이 없어진 것을 보면 말이다.


 
 
ⓒ 음.. 벌써 끝인가?


 분명히 지난주 개콘이 끝날 때쯤, 성큼 다가온 월요일에 절망하며 ‘다음 주말에는 반드시 알차게 보내고 말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번주 개콘이 끝나는 이 순간에도 똑 같은 다짐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다음주라고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주말을 기다리고 주말에 뭘 할까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1주일을 버틸 수 있는 동력이 되니까- 라며 이번주도 그렇게 자기 위안을 하면서 넘어갈 뿐이다.



그런데 주말엔 꼭 특별한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걸까?
2012년에 조사된 ‘지난 휴일에 한 활동 ‘이라는 설문조사를 보자. 


 


 「취미생활이 없는 사람은 휴일에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사람이 엄청 많아요. 당신도 취미가 없어서 집에만 있죠? 그러니까 취미생활도 좀 찾아보셈 ㅇㅇ」

 이 설문조사 결과는 꼭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그런데 설문조사 결과를 조금 자세히 보면 재미있는 점이 보인다. 취미가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가릴 것 없이 ‘집에 있던’ 사람이 가장 많으며, 그 외 활동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되었다는 점이다. 특별한 취미가 없는 사람이나 취미생활이 있는 사람이나, 주말을 보내는 모습은 거의 비슷하다는 의미- 아닐까?



 아무튼 이런 나날들을 보내다 보니, 다시 만난 월요일의 점심시간에는 딱히 할말이 없어 곤란한 경우가 있다. 월요일 점심식사 시간에는 보통 이런 대화들이 오가기 때문이다.

「차장님, 주말 잘 보내셨어요?」
「어 가족들이랑 캠핑 다녀왔어. B씨도 잘 보냈나?」
「아, 저는 그냥 집에 있었습니다.」
「크으…….. 좋을때다!!!」

 이 쯤에서 당신도 느꼈겠지. 난, 좋을 때다. 
당신의 주말은 어떠신가요? 당신은 주말에 무엇을 했나요?

 

 좋을 때라고 말해주는 차장님의 눈빛은 참으로 진실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은 보통 “가급적 결혼은 늦게 하거라.”고도 말씀해 주십니다.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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