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폴 에크먼이 말했다

오늘 하루도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보통 칼럼을 한편 쓰고 나면, 오피스N의 관리자 분에게 메일을 통해 전달한다. 그 관리자 분의 이름도 성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 갑자기 떠올랐으나 그건 제껴두고, 아무튼 메일을 보내면서 짧은 인사를 보낼 때가 있는데 거기에 대한 답변을 종종 해 주실 때가 있다. 그런데 지난주, 참 인상적인 답변을 받았다. 

「지지난 주부터 칼럼 내용이 슬퍼집니다^.ㅜ  감기 어서 나으시길!」


 


ⓒ 급성상 기도염에 시달린 한주였습니다
 
 
 급성상기도염감기에 걸린거야 내가 찡찡댔으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뭔가 ‘아무도 모르겠지’라고 꽁꽁 숨겨둔 나만의 비밀을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답변이었다. 칼럼 내용이 점점 슬퍼진다는 그 한마디.
 
 
 유명한 표정 전문가 ‘폴 애크먼’은 인간의 표정을 ‘분노, 혐오, 두려움, 기쁨, 슬픔, 놀람’의 6가지 기본 감정으로 나누었다. 서양서양한 이 분의 이론이 문화적 배경도, 생김새도 다른 나 같은 동양인에게 얼마나 잘 들어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유명한 사람이니까 이 사람의 이야기가 맞다고 가정해 보면,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아낼 수 있다.


 

ⓒ 폴 에크먼 – 인간의 6가지 표정
 


 “분노, 혐오, 두려움, 슬픔, 놀람” vs “기쁨”


 인간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더 민감하고 다양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놀람의 경우 논쟁의 소지가 있으나, 보통 ‘아 깜짝이야’ 다음에 오는 것은 안도의 한숨이므로 부정적인 쪽에 넣었다. 설령 긍정적인 쪽으로 옮긴다 해도 4:2로 부정적인 쪽이 더 많으므로 나의 억지 가설을 주장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슬그머니 넘어가겠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일이 잇고, 그 중에는 당연히 즐겁고 기쁘고 행복한 일도 있다. 그런데 글을 쓰려고 마음을 다잡고 소재를 생각해 보면, 어느새 부정적인 녀석들이 먼저 떠오른다. 사실 그 정도로 힘들지는 않고 나름 할만할 때도 있기는 한데, 자소설을 쓰던 시절의 습관인지 어느새 극적으로 각색이 가미되어 있곤 한다. 아무래도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풀어내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 동안 올린 글들을 보니, 확실히 우울한 내용들이 많다. 앞으로는 즐거운 일들도 자주… 는 힘들 것 같고… 종종… 가끔…. 무튼 얘기해야겠다.
 
 
 우선 오늘! 나는 꽤나 기뻤다. 요 몇일 갑작스럽게 투입된 보고 준비 때문에 밤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느라 방전상태였는데, 그 보고가 호평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미생은 커녕 아직 바둑돌도 되지 못한 것 같은 쭈구리지만, 다행히 주말은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참 좋다.
 

 

ⓒ 물론 제가 발표한건 아니었습니다.
 
 
 
 구차함과 변명으로 가득찬 한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즐겁고 기쁘고 행복한 일도 있다는거, 거짓말 아니에요. 종종 있다니까요? 진짠데…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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