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쭈구리도 쓰일 곳이 있다

오늘 하루도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어느 모임이나 그 덩치가 일정규모 이상이 되면, 조직 문화를 다잡기 위한 조직 안의 조직이 생기게 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고, (명목상으로라도) 내가 속한 곳의 주인은 나이기 때문에, 문화 역시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권리를 누리려는 자, 그 의무를 다하라!」 정도가 될까.

 


ⓒ 함께 채우는…? 누군가는 지시를…?


 

 우리가 살아가면서 속하고, 겪게 되는 조직에는 이런 조직의 문화와 나름의 규칙을 정하기 위해 대표자들로 선출된 모임들이 있다. 학생회, 국회 등이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이 두 예시는 자기 본업보다 다른 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특히 더 유용하다. 무슨 소리냐고?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는데 학생회 실에서 학교와 다른 학생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니 본업 경시고, 국회는 본업이…. 휴, 무튼 싸우고 있으니 경시 맞다.

 


ⓒ 물론 학생회장이 이렇게 싸우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본업은 따로 있지만 조직의 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회사에도 있다. 보통 경험과 패기가 잘 어우러진 대리/과장들이 주축이 되는 이 모임은, 각 회사마다 그 명칭은 서로 다르지만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한다. 그리고 회사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으니, ‘쭈구리들’ 이라는 강력한 졸개를 데리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은 회사인가- 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회사에서 이들이 준비하는 1년 행사는 꽤나 다양하다. 그리고 그 1년 행사 중 마무리는, 역시 송년회다. 그것이 지난 1년을 돌아보고 다음 1년을 준비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지, 단순히 진탕 먹고 마시고 추운 겨울날의 네발 짐승이 되는 날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 이런 송년회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설이 길었지만 무튼, 우리 부문도 송년회를 하게 되었다. 팀원끼리가 아니라 부문 사람들 모두가 골고루 친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개인별로 선물 같은 것을 준비해야 할까? 건배사는 누가 해야 할까? (우리 부문의 실세는 누구인가?), 경품 추첨을 해야 할까? 회식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2차 장소도 미리 알아봐야 하는 걸까? 여명 808이라도 먹고 가야 하는 걸까? 나는 대체 언제 집에 갈 수 있는 거지..?!


 불꽃같은 토론(을 하는 이들을 위해 중간에 한 두마디), 정성 가득한 준비(를 계획하는 이들의 수족이 되어 움직인) 덕분에 아마도 이번 송년회는 무사히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날이 많이 춥다. 오늘 같은 날은 술 마시고 밖에서 잠들면 입이 돌아가는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입이 돌아간 채 죽을 수도 있다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날씨보다 걱정되는 것은 오늘 먹게 될 술의 양이나 귀가시간 따위가 아니다.

 
나 오늘 송년회 MC인데…. 어쩌지??

 


ⓒ 신이시여 제게 힘을…

 

다녀오겠습니다. 다음주에도 칼럼이 올라오면 송년회를 무사히 마친거겠죠.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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