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딴짓합시다.


 법적으로 정해진 시간만을 따져보자. 9시부터 18시까지 총 9시간. 여기서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법적으로 우리에게 정해진 일과시간은 8시간이다. 조금 더 일찍 출근하고 많이 늦게 퇴근 하니까, 하루에 회사에서 있는 시간은 평균적으로10시간은 될 것이다. 한시간 집중하는 것도 힘든 마당에 10시간 넘게 집중? 그거 말처럼 쉽지 않다. 책상 앞에 앉아서 모니터만 바라본다고 쉽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거 상당히 지루하고 따분하다. 50분 일하고 10분 휴식이라는 아름다운 문화는 기대할 수 없으니, 우리는 자연스레 딴짓할 거리를 찾게 된다.
 


 

ⓒ 사진 제목이 참 무섭다. (자료 : 비주얼다이브)

 

 누가 언제 날 부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득한 회사생활 초반에는, 딴짓을 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기란 쉽지 않다. 팀장님을 비롯한 상사들이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괜히 이곳 저곳 순찰을 다니기라도 한다면, 자리에서 딴짓하기조차 쉽지 않다. 그럴 때 쭈구리들이 가장 즐겨하는 딴짓은 바로 멍때리기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자신의 인생과 삶에 대해 수없이 진지하고도 심도 깊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딴짓의 완성은 시계를 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억겁의 세월이 흐른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10분정도밖에 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 하나 이상한 것이 있다면 기분 탓입니다.
 
 

 조금 더 대범해진 당신은 이제 PC를 이용한 딴짓을 궁리하게 된다. 사내 메신저를 이용해 잡담을 나누거나 인터넷으로 스포츠 기사를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는 것이 보통인데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PC의 성능이다. 팀장님의 순찰을 재빠르게 감지한다고 해도 PC가 버벅 거린다면, 팀장님은 당신의 모니터에서 현란하게 헛다리를 하고 있는 호날두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외의 주의사항이라면 메일 쓰는 페이지도 띄워놓지 않은 채 현란한 키보드 소리를 내며 메신저를 한다던가, 의도했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건다던가 하는 것이 있겠다.
 


 

ⓒ 물론 호날두도 다리는 2개입니다.
 
 

 식곤증을 떨쳐내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같이 추운 날 밥을 먹고 따뜻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무서울 정도로 잠이 찾아오는데, 재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당신은 모니터에 대고 격렬하게 헤드뱅잉을 하게 된다. 졸음을 쫓기 위해서 껌을 씹는다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다거나, 잠깐 나가 바람을 쐬고 온다던가 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이 귀찮으면 보통은 화장실로 가게 된다.
 이런 행동은 사무실 안에 별도의 휴게실이 마련되지 않은 남성들이 많이 하는데, 변기에 걸터앉거나 변기를 끌어안은 채로 잠깐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다. 너무 깊이 잠들어 119가 출동한다거나 코를 곤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양 옆에서 들리는 사운드와 퍼져오는 스멜 때문에 깊이 잠들기는 쉽지 않다.
 
 

 

ⓒ 어따 졸리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딴짓의 최고봉은 자리에 나 혼자 앉아있을 때 하는 딴짓이다. 상사들은 모두 회의다 보고다 어딜 가있고, 주위 사람들은 외근이다 뭐다 하며 자리를 비워 나 혼자만 남아있게 된다면- 이곳은 사무실이지만 사무실이 아닌 묘한 공간이 된다. 그 때는 은행업무부터 시작해서 온갖 딴짓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된다. 오늘의 칼럼은, 그렇게 쓰여졌다.
 
  오늘 사무실에 있는 것은 나와 차장님 한분 뿐. 차장님은 내 눈치를 볼 일이 없으니 본인의 자리에서 마음껏 딴짓을 하실 게다. 그러면 나도 그 흐름에 동참 해야겠지… 오늘만 같으면 회사도 다닐만 할 것 같다.
 
 
하지만 팀장님과 단 둘이 있게 된다면….?!?!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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