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세상사 모두가 케바케 쿵짝

오늘 하루도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1.
운이 좋게도 일찍 퇴근한 어느 날. 바로 집에 가기 아쉬워 대학교 동아리 방에 들렀다. 이미 모르는 얼굴들이 훨씬 많아진 동아리방 안에 있던, 이제 막 군대에서 제대한, 내가 졸업하기 전에 본 후배 녀석이 인사를 하며 말을 걸어왔다.
 
“형, 전공공부가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학생일 때가 좋은거야 임마.
난 지금까지 내가 모은 돈 전부를 준다고 해도 지금 니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나도 안아깝겠다.”
“그말은 저 병장일때도 하셨어요~. 아오 공부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취직하면 이런거 다 써요?”
 
음… 글쎄다.
 

ⓒ써먹냐구? 기억은 나니…?
 
 
#2.
식당에서 팀원들과  점심을 먹는데, 식당을 가득 메운 신입 사원들을 보며 나이가 지긋하신 부장님이 말씀하셨다.
 
“요즘은 신입사원들 뽑을 때 아예 전공부터 보고 뽑는다며? 업무랑 안맞는 전공은 애초에 뽑지도 않고?”
“뭐, 그렇기는 한데- 사ㅅ…ㅣ..ㄹ..”
“그럼 다들 전공지식들은 빵빵하겠네. 우리땐 안그랬는데 쟤들은 일 시키면 신입일때부터 다 알아 듣겠다. 그치?”
 
아…. 부장님…

 

ⓒ캐리어 가야 합니다.
 
 
이 두 번의 상황 모두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전공은 과연 현업에서 도움이 되는가? 어차피 인생사 모두가 Case by Case인데 내가 뭐라고 단정지을 수가 있을까 싶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당신의 전공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전공이 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 도움이 되나요?”
 
특히 전공이 진로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물어보았으니 절대 아는사람이 공대생만 있어서 그런건 아니다 , 모수는 충분하지 않지만 나름의 대답이 될까 싶어 정리해 보니 대충 이랬다.
 

 
- 환경공학부. 시험원에서 근무됩니다. (응?!) 한… 20% 정도
- 환경공학부. 마케팅팀. 한 3% 정도
- 건축공학. 주택건축 근무. 나도 한 20% 정도? 그냥 대학 전공은 실무에선 개론 수준인듯 ㅋㅋㅋㅋㅋㅋ
- 전전컴 100%...?ㅋㅋㅋㅋ 전전을 고려하면 80%?ㅋㅋㅋㅋ
- 도시사회학 / 게임운영서비스. 30% & 자기하기 나름 ㅎㅎ 사회학은 기초학문 ㅎㅎㅋㅋ
- 별로요
- 그닥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움이 되지 않지 암암
- 업무=전공
- 나두 일할땐 전공이 도움 됐어!
- 난 전혀.


 

ⓒ 그렇다고 합니다..
 
 
저 대답들만 봐도 어떤 전공인지가 중요하다기 보다, 어떤 직업을 갖느냐에 따라서 활용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취준생 대부분이 생각하는, ‘그래도 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구한다는 가정을 했을 때 가장 인상 깊은 대답은 역시 “대학 전공은 실무에선 개론 수준인 듯ㅋㅋㅋ” 이 아니었나 싶다. 몰라도 된다(어차피 대부분의 회사는 신입사원들 = 아무것도 모르는 똥멍청이들이니 처음부터 키워야 한다- 고 생각한다 카더라.). 그런데, 알면 좋다. 딱 이정도 라고나 할까?
 
 
명쾌한 정답을 알 수 없어서 물어보고 대답을 받았던 건데, 막상 받아서 정리해 보니 더 애매해 졌다. 전공공부 하기 힘들어요. 이거 정말 써먹긴 하는건가요? 라고 묻는 후배들이나, 전공보고 뽑았으니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다 알아듣겠지? 라고 묻는 부장님에게 “예/아니오” 의 대답을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알면 좋겠지. 그런 정도다. 세상사 모두가 케바케다. 쿵짝.


 

ⓒ어차피 쿵짝이라네
 
 

저는 전공지식이 매우 빈약합니다만.. 어찌어찌 살고 있습니다. 알면 좋겠지만, 몰라도… 음.. 그래도 아는 것이 힘이라네요. 모르는게 약이다-는 이 문제에서는 오답인듯.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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