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그들의 주말

오늘 하루도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팀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다 보면, 보통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까는 무슨 통화를 했길래 그렇게 흥분한 거야?”라던가 “준비한다던 보고는 잘 준비하고 있어? 언제 하는 거야 그 보고는?”이라던가.. 물론 실제 업무 시간에 나누는 이야기에 비해서 한결 온화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지만, 대화 주제가 주제다 보니 아무래도 업무의 연장이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금요일은, 확실히 뭔가가 다르다. 눈에 보이게 가까워진 주말에 기분이 들떠서일까? 대화 주제도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뭔가 특별한 것을 물어본다. 그 특별한 무언가. 금요일 점심의 대화 주제는 보통, 당신의 ‘주말 계획’ 이다.


 
 
@역시… 최고의 계획이다.


 시작은 보통 차/부장 직급부터다.

 “S 차장님은 이번 주말에 뭐해요?”
 “저는 이번 주에도 집사람이 체험활동 같은 걸 찾아놔서 거기 운전기사 하러 갑니다.”
 “와… 차장님은 한 주도 안 쉬네요?”
 “태워다 주고 체험하고 나올 동안 저는 차에서 쉬는 거죠~ 주말마다 핸드폰 배터리 가득 채워서 가는 게 이유가 다 있어요. 부장님은 주말에 뭐 하세요?”
 “저는 이번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할거에요. 와이프가 애들이랑 같이 친정에 다녀온다고 해서요^^”
(이 말을 할 때 부장님의 목소리에는 정말 웃음이 가득 섞여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차장님 역시도 동시에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지은 것은 비밀이다.)

주로 아이들,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우리 아버지들의 주말. 요즘은 주말에 아빠가 소파에 누워만 있다가는 엄마랑 애들한테 동시에 등짝 스매싱을 맞는다던데, 다행히 우리 부장님 차장님의 등은 무사히 이번 주를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축하드려요 부장님.

 
 “B씨는 이번 주말에 뭐해?”
 “저는 이번 주에 딱히 계획이 없어요 약속도 없고. 아마 여름맞이 대청소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연애 좀 하고 데이트 좀 다니고 그래라 임마. 결혼하면 끝이야, 우리 봐봐 주말이 주말인가.”
 “자취생은 힘들구나.. 청소를 주말에 몰아서 일정을 잡고 해야 되네?”
 “데이트 할 사람이 없네요 슬프게도… 그냥 청소나 열심히 할게요. 대리님은 주말에 뭐 하세요?”
 “저는 남자친구랑 자전거 타다가 영화 보러 가기로 했어요~ 매드맥스가 그렇게 재미있다던데 과장님 혹시 보셨어요?”

 사원/대리의 주말은 차/부장님들의 주말에 비해 여유가 있다. 평일에 몰아놨던 집안일을 처리해야 한다거나 남자친구를 만난다거나, 영화를 보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뭔가 ‘자기 자신’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주말을 보내는 느낌이랄까? 보통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과장 직급의 주말은 육아로 가득 차 있고, 차/부장을 뛰어넘는 직급의 분들은… 뭘 하시는지 잘 모르겠다. 그분들이랑은 밥을 먹을 기회도 별로 없는 데다가 그분들이랑 밥 먹으면서는 이런 걸 물어보진 못하니까.


 
 
@ 마징가도 연애를 하는데!!!


7일 중의 2일. 가끔 섞여 있는 공휴일. 달력 위에서는 모두 똑같은 빨간색 숫자일 뿐이지만, 그 하루를 채우는 사람에 따라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어디선가 들었던, ‘우리는 주말을 위해 일하는지 모른다.’는 말이 떠오른다.

당신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그 날은 높은 확률로 월요일일 것이다. (업데이트가 월요일이니 잊지 말고 챙겨봐 달라는 말이다.) 지난 주말은 알차게 채우셨는지? 너무 알차게 채우고 와서, 아니면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훌쩍 흘러버려서 아쉽고 힘들지 모르겠다. 그러나 조금만, 조금만 더 힘내시길. 우리에겐 ‘퇼’ 이 있으니까.



저의 주말은 어떻게 채웠냐고요? 하하하. 
“청소 끝~!”



이미지출처 : 구글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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