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들어는 보았나! 천리마 마트!

오늘 하루도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요즘 방송, 인터넷 등을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키워드를 뽑자면, 그것은 '요리하는 남자' 일 것이다. 멋진 셰프들이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몰린 냉장고 안의 재료를 이용하여 15분 만에 멋들어진 요리를 뚝딱! 만들어 낸다거나, 요리 문외한들에게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요리들을 쉽게 알려준다거나, 군에 입대해서 취사병으로 활약하는 등, '요리하는 남자'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쿠사나기 쿄 처럼 불쇼를 보여주고 하늘에서 눈이 내리듯 소금 간을 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방식으로 요리를 만드는 멋진 모습에 나마저도 '요리하는걸 배워야 하나' 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이 요리하는 남자들의 인기는 실로 대단하고 대단하다.

 
ⓒ형 그런 표정은 위험해요

이 시점에서 시계바늘을 2014년 말로 돌려보자. 그때 가장 핫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레이디스 코드의 교통사고와 마왕의 죽음으로 연예계는 침통했고, 블랙홀 옆을 스쳐 지나가며 우주를 여행하는 영화가 어마어마한 흥행을 했으며, 슈퍼맨이 돌아온 프로그램에서는 아들 셋이 힘을 모아 아버지의 인기를 뛰어넘는 위업을 달성했고, (일일이 나열하자면 늦어도 한참 늦은 2014 연말결산이 되어 버리니까 급 전개를 하자면) 날씨는 점점 추워졌다. 이처럼 많은 이슈가 있었던 2014년 연말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이슈가 되었던(그리고 이 칼럼의 주제와도 딱 들어맞는) 것은 바로 '미생' 의 인기였다. 이제 와서 '미생이란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여 방영된 드라마로.....'라고 소개를 하자는 것은 아니니 안심하기 바란다. 우리가 매일 겪는 너무도 당연한 '일상' 이기에 신경 쓰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들과 살아가는 모습을 재조명해 준 이 드라마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주위 사람의 삶에 대해 조금 더 눈을 돌리게 되었고 그러한 관심을 배경으로 2014년 연말, 가장 핫한 키워드는 '평범한 직장인' 이었다.
 
 
 
ⓒ 포스터 보니까 또 보고 싶네


 
당장 드라마가 아니라 원작 미생이 훨씬 더 예전에 나왔다는 것을 제외하고서라도, 우리 주위에서 당연히 볼 수 있는 직장인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미생이 드라마화되어 사람들이 관심을 두기 전부터 있었다. 오늘은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웹툰 2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쌉니다 천리마마트'와,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 이다.

 
 그냥 대기업도 아니고 재계 순위 0위라는 대대기업에서 잘 나가던 주인공이 회장님의 분노를 사 좌천된 천리마 마트에서 벌어지는 각종 일을 담은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언뜻 보기엔 가벼운 만화일 수 있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많은 풍자를 담고 있는 웹툰이다. 여러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 몇 가지만 꼽자면 구조조정으로 인해 회사에서 해고당한 가장이 인생에서도 해고당하겠다고 결심한 에피소드와, 마트로써는 정말 큰 대목인 5월 5일 어린이날에 장사하지 않고 어린이들에게 부모님을 선물해 주겠다! 는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웹툰을 보면 워낙 말도 안 되는 일들과 에피소드로 가득하지만, 우리 동네에 아니 꼭 우리 동네가 아니어도 우리나라나 세계 어딘가에 이런 마트가 하나쯤 있다면 정말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직장에 자부심과 주인의식을 갖고 일 할 수 있는 환경! 어찌 보면 직장인에게 그것은 가장 큰 행복일 수 있으니까.

 
 
ⓒ 천리마 마트를 표현하기에 짤 하나로는 너무 모자라다…


또 다른 웹툰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 은 고퀄 병맛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오늘을 사는 우리네의 질풍 같은 이야기를 다룬 웹툰이다. 광고 기획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웹툰은 실제 직장인들이 겪게 되는 일상을 최상급의 작화와 병맛으로 풀어냈다. 천리마 마트와 비교해 소재는 더 현실적이지만 작화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초현실적인(초초초 현실적이다- 는 말이 아니다) 이 웹툰은, 시즌 1과 2로 이루어져 있다. 이 웹툰 역시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단연 백미는 결혼기념일마저 야근해야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미혼인 자는 이런 미래를 걱정할 것이며 기혼인 자는 심히 공감하게 될 이 에피소드는, 보는 이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남겨준다. 

 
 
ⓒ 질풍기획은 시즌 2까지 있다!


 
 어쩌다 보니 재미있게 본 웹툰 2편에 대한 감상문을 쓰다 만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 다만 우리 생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회사에서의 근무시간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네의 모습이라는 그야말로 가장 평범한 소재를 다룬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무한도전 ‘선택 2014’ 특집에서 정형돈 후보는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보셔서 알겠지만 저희가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키가 큰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몸매가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부족한 멤버들뿐입니다. 굉장히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 사회의 절대다수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 평범한 사람들이 한 사람의 카리스마, 한 사람의 현란한 말솜씨가 아닌 절대다수가 세상을 바꿀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평범한 사람들은, 어쩌면 우리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고 있나? 당장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바꾸기 위한 불씨라도 살아났으면 좋겠다. (사실 난 저 두 웹툰을 보고 뭔가 꿈틀- 했거든…)

 

ⓒ 우리만큼 평범한 사람이 또 있을까요


직장인을 다룬 이야기는 조금만 찾아보면 생각보다 많습니다. 쓰고 나니 하나가 또 떠오르네요. 가우스 전자도 정말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 : 구글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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