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사랑이 꽃피는 사무실

오늘 하루도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19살에서 22살 사이. 수험생에서 군인이 되기 전까지의 시간. 어린애라고 하기엔 나이가 많은 청소년에서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어린 복학생이 되기 전까지의 날들. 비록 이마에 번개모양의 상처가 있는 소년은 아니었지만 내게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있었다. 너무나 찬란히 빛나지만 그만큼 빠르게 지나간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정말 호그와트의 삼총사처럼 붙어 다녔고, 많은 일을 겪었으며, 그 안에서 성장해갔다. 실제 소설처럼 론과 헤르미온느는 서로 좋아하게 되었고, 그들은 3년 동안이나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로 지냈다. 그리고 원작과는 다르게도, 이별했다. 

 
@아쉽지만 이렇게 귀엽진 않았습니다. 셋 모두.

헤어진 연인 사이는 친구만도 못한 사이가 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렇게 친했던 우리 셋 사이에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여럿이서 함께하는 모임이 있을 때도 보통 둘 중에 한 명이 “xx는 온대?”라고 물었고, 자연스레 “그럼 난 못 갈 것 같다. 다음에 보자.”는 말이 이어졌다. 한번은 둘이 술잔을 기울이다가 “헤르미온느는 잘 지낸다느냐?”를 묻는 론 녀석에게 “나 통해서 물어보지 말고 네가 직접 물어봐!” 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여럿이 함께 어울리는 모임이나 동아리 내에서 연애하는 것에 회의적이 되었다. 요즘 젊은이들의 연애가 결혼이라는 해피엔딩까지 넘어가는 일은 많지 않다 보니 모임에서든, 동아리에서든, 그들 모두가 대부분 같은 모습으로 마지막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이 세상 모든 론과 헤르미온느 들이여, 헤어지지 말아요. 
사이에 낀 해리 포터는 말라 죽습니다.

 
이 생각은 입사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위에 사내 연애하는 사람을 찾아보지도 못했지만(사내연애는 보통 두 가지 경우에만 주위에 알려진다. 그들이 결혼하거나, 크게 싸우고 헤어지거나.) 남들이 연애하는걸 “그건 좋지 못한 선택이야.” 라고 뜯어말리고 싶은 맘은 전혀 없으니까. 

 그리고 얼마 전, 친한 동기 셋이 술을 마시다가 한 명이 털어놓듯 얘기했다. “나 xx랑 사귄다. 거의 입사하자마자 만났으니까 2년 정도 되어간다.”

그리고 그보다 조금 뒤에는, 다른 동기 한 명이 사내 연애를 시작했다.

어떠냐고 묻는 내게 그들은, 쑥스러워서 티 내려고는 하지 않지만, 도저히 숨길 수 없는 표정으로 애기했다. 남들이 모르기 때문에 더 스릴있고, 티 안 나게 만나려다 보니 더 애틋하고, 무엇보다도 회사에 출근하고 싶어지는 날이 생기더라고. 좋지 않은 모습만을 상상했던 내게 그들은, 그렇게 말했다.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뜨거울땐 썸이고 다르게 뜨거울땐 쌈이겠지


모 신문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한 회사의 직원 중 57.3%가 “사내연애와 썸의 경험이 있다.”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사내연애 및 썸의 상대로는 회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같은 부서 내 동료’(28.3%)가 가장 많았으며, ‘다른 부서 동료’(25.8%), ‘다른 부서 후배’(12.1%)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프로젝트나 업무에 함께 참여하면서, 직장 내 동료들과의 친목자리를 통해서, 회식자리를 통해, 출퇴근을 함께하면서 연인이 되었다고 하는데, 우습게도 사내연애 또는 사내썸을 추천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니오(55.6%)’가 ‘예(39.1%)’라고 답한 응답자보다 많았다고 한다. 


해보니까 별로야~ 인건가보다.

어디 당사자들이나 불러서 얘기 한번 들어봐야겠다. 

굳이 불러서 얘기 듣기보다, 아예 직접 해볼까나.


 
이미지출처 : 구글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쭈구리의 취중직담 더보기

오피스Wa 목록보기
맨 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