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주세요.

오늘 하루도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대기업vs스타트업’이라는 인상 깊은 칼럼을 봤다. 사실 내용을 읽어보면 대기업vs스타트업 이라기보다 스타트업 대비 대기업에서 배울 수 있는 것- 들을 정리해 놓은 글이었지만, 넓은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대기업vs스타트업이라는 범주 안에 들어가므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읽었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퇴사 후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는 필자가 정리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점(또는 스타트업과 비교했을 때 대기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일이 되게 하려면 필요한 것’ 에 집중하는 습관
 둘째. 정량적 분석 및 보고 역량. “돈 돼?” vs “잘 할 수 있어?”
 셋째. 관리 역량. ‘갑’의 지위를 이용해 수많은 ‘을’을 컨트롤 하며 관리 역량을 키움
 넷째. 안정적인 연봉, 인센티브, 복지혜택….


앞서 말한 것처럼 굳이 ‘배우는 것’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대기업과 스타트업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프로세스로 가득한 대기업 vs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스타트업
제너럴리스트만 되어도 충분한 대기업 vs 스페셜리스트를 원하는 스타트업
논리로 내부를 설득시켜야 하는 대기업 vs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스타트업
 


등등등….

 이처럼 대기업과 스타트업 사이에는 정말 큰 차이점들이 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일사분란함이 부러울 테고,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시장에서의 지위가 부러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랫사람 입장에선 엄청나게 부담스럽다.
 

 

ⓒ 이 이미지는 ‘초짜와 베테랑의 차이’ 라고 올라왔습니다.


 
 얼마 전 상부에서 지침이 내려왔다. 자신이 하는 업무나 프로젝트에 대해 정리하고, 앞으로 3~5년동안 해당 서비스/프로젝트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상하라. 그리고 그 예상에 맞추어 본인은, 회사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직원 모두 개별적으로 작성해서 보고하라. 

자신의 업무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해 보는 것은 분명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먼저 머리에서 비명을 지른다. “이거 어떻게 하라는 거야 제기랄?!” 실제로 그 지침을 전달받은 주위 사람들의 첫 번째 반응은 “헛소리하고 있네 정말.”이었다. 당장 눈앞에 하루하루 업무가 정신이 없는데 그걸 되돌아보고 ‘앞으로’를 예측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보고하라고? 이게 얼마나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인가…


 
 
ⓒ 높으신 분들은 정말…
 
 
제아무리 불평불만을 해 봤자, 나는 출근해서 나의 업무를 되돌아보고, 시장 환경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생각해 보고, 그래서 나와 회사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고민할 것이다. 그걸 어찌어찌 ppt 안에 넣어서 정리해야 할 테고, 최악의 경우에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지도 모른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는 xxxx 입니다. 지금 상황은 이런 데 앞으론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이번에 상부에서 내려온 지침은 모두가 하나의 서비스/프로젝트만 바라보는 스타트업에서 더 필요한 지침이 아니었나 싶다. 공통된 서비스에 대해 각자 바라보는 관점을 공유하고, 어떻게 변할지 예상하면 충분히 좋은 답을 끌어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대기업에서는 당장 (내가 없어도 어찌어찌 운영되기는 하겠지만) 팀 내에서 이 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이 나밖에 없고, 같은 것을 바라보는 사람도 없다. 팀장님이나 윗분들은 그저 의사결정을 해 줄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게 지금 우리 회사 상황에서 필요한 일이었을까?



 
ⓒ 일단 하라니 하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떻게 흘러갈지 도무지 모르겠는데.. 이거 어쩌죠?"


 
이미지출처 : 구글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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