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일본의 독특한 숙박 형태, ‘민숙’ 이야기 


여행에서 맛집만큼이나 중요한 잠자리 정하기!
다들 어떤 형태의 숙박시설을 선호하시나요?



숙박은 원래 그 형태가 다양했지만, 요즘 들어서 더더욱 선택 범위가 넓어지고 있죠. 호텔도 고급 호텔부터 시작해 비즈니스호텔, 캡슐 호텔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옛날에는 러브호텔의 이미지밖에 없던 모텔들도 점점 세련되게 변하는 추세입니다. 일반적으로 여행객의 숙소로 통용되는 게스트하우스도 호스텔, 비앤비(Bed&Breakfast) 등의 새로운 종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요.

민박, 펜션, 조리시설이 딸린 콘도미니엄이나 레지던스 등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숙박시설의 종류는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에어비앤비의 영향으로 대안 숙박 형태 또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고, 카우치서핑같은 사이트를 이용해 무료 숙박까지도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 에어비앤비의 출현으로 숙박 시장의 흐름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숙박 형태 중에서, 오늘은 일본의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숙’에 관해 얘기해 보려고 해요. 민숙은 일본의 독특한 숙박 형태로 우리나라의 ‘민박’과도 비슷하긴 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요.
 
먼저 우리나라 민박의 사전적 정의부터 살펴보면,

위키백과
민박은 숙박업의 일종으로, 농어촌지역과 준농어촌지역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단독주택을 이용해서 농어촌 소득을 늘릴 목적으로 숙박·취사시설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국어사전
여행할 때에 전문 숙박업소에서 묵지 않고 일반 가정집에서 묵음. 또는 그런 집. 보통 휴가철에 일정한 돈을 내고 농어촌 지역의 가정집에서 취사 및 숙박을 하는 경우를 이른다. [비슷한 말]  민숙(民宿).

라고 나와 있습니다.


일본의 민숙은, 주로 시골에서 많이 운영되는 숙박 형태이고 규모가 작은 것이 일반적이며 때문에 시설마다 천차만별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민박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일본 민숙의 가장 큰 특징은 식사 제공이 기본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아닌 곳도 있습니다만, 그럴 경우 [스도마리素泊まり] 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꼭 표시해 줍니다. 스도마리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을 경우 일본인들은 당연히 식사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석식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조식 포함 2식 제공, 또는 3끼를 모두 제공하는 곳도 많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민박집처럼 저렴한 숙소의 이미지보다는 좀 더 전문적이고, 숙박요금 또한 다른 숙박 형태보다 비싼 편입니다.

민숙만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지만 식당이나 술집과 함께 붙어 있는 민숙, 다이빙 등 마린샵에서 운영하는 민숙 등 형태 또한 여러 가지입니다. 게스트 하우스처럼 손님-손님, 여행객-여행객 간의 교류를 중점 두지는 않습니다만 대신 오너와의 거리가 가깝습니다. 우리나라 민박의 인심 좋은 할머니를 떠올리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아요. 오너나 스탭들이 직접 이것저것 신경 써주고, 함께 식사하면서 여행과 그 지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최적화된 숙박 형태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웬만한 식당의 음식보다 훨씬 훌륭한 민숙의 저녁 식탁


저도 여름 시즌에 오키나와의 낙도 중 하나인 ‘자마미 섬’의 민숙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운 좋게도 제가 일했던 민숙은 주인 할아버지가 조그만 배를 가지고 계신 선장님이기도 하셨어요. 덕분에 관광객들은 쉽게 갈 수 없는 좋은 곳들도 많이 구경하고, 싱싱한 사시미도 원 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주인 할아버지 또한 손님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손님들이 원하시는 것 이상으로 해드리려고 노력하는 분이셨어요. 때문에 기억에 남는 손님들도 몇 분 계신데요.

한번은 고등학생 정도 되는 아들과 어머니가 손님으로 오신 적이 있어요. 어머니가 오사카 출신이셨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걸쭉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정말 붙임성 있게 대해 주셔서 주인 할아버지께서 많이 챙겨 드렸던 기억이 나요.
낚시 다녀온 날은 직접 잡은 생선을, 낚시 가지 않던 날도 일부러 횟감을 사서 반주 한 잔과 함께 저녁을 대접했고요. 거북을 찾으러 해변에 간다는 말에 배에 로프를 매달아 끌어 주면서 직접 거북 찾기에 동참하셨어요. (실제로 로프에 매달려 물에 들어가 거북을 찾은 건 저였지만요^^; 할아버지는 배만 운전하심) 또 어머니가 지나친 선텐으로 화상을 입으셨을 때, 마당에서 직접 알로에를 잘라서 붙여 주시기까지 하셨습니다. 


 

@ 제가 일했던 ‘자마미 섬’의 민숙이에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해요.


일본을 방문하실 때, 만약 기회가 되신다면 ‘민숙’을 선택해 하룻밤 묵으시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되실지도 몰라요. ^^


사진 출처;
에어비앤비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쳐, 구글 이미지.




봉짱
영원한 한량을 꿈꾸는 외국인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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