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봉짱, 스쿠버 다이빙에 도전하다.


지난 화에서는 수영조차 전혀 하지 못했었던 봉짱이 다이빙에 도전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봤었죠. 

이왕 하는 것, 몇 시간이면 끝나버리는 '체험 다이빙'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시간과 비용은 좀 들어도 확실하게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선택한 것이 가장 대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오픈 워터 라이센스'. 장소는 오키나와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야코 섬으로 정했습니다.


'오픈 워터 라이센스'의 경우 취득 시 전 세계 어디서나 인스트럭터와 함께 수심 18m까지 잠수가 가능합니다. 저는 이론 공부와 테스트를 인터넷으로 수료한 후 이틀 동안 실전 교육을 받는 코스를 선택했어요. 숍으로 방문하기 전에 이러닝(E-luning)으로 진행되는 이론 수업을 듣고 테스트에 통과해 수료증을 가져가야 합니다. 미야코 섬에 도착해 숙소를 잡고, 하루만 공부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일단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생각보다 엄청난 이론교재의 양에 깜짝 놀랐습니다. (대책 없는 성격이 저의 단점이에요...) 사정사정해서 예약 날짜를 하루 미루고도, 꼬박 이틀을 세 시간씩 쪽잠을 자 가면서 공부했습니다. 호스텔 주인아저씨가 엄청 놀렸어요. 이 예쁜 섬에 와서 숙소에 틀어박혀 공부만 하고 있다고..  어쨌든, 시간도 점수도 아슬아슬하게 수료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실전입니다. 1일 차 오전은 풀에서, 오후에는 바다로 나간다고 합니다. 풀에 들어가기 전 장비의 명칭과 기본적인 사용법을 배우고 입수합니다. 풀의 깊이는 1.5m와 3m 두 가지가 있습니다. 얕은 곳에서 몇 가지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적응한 후 깊은 풀로 옮겨서 똑같이 진행하는 방식인데요. 풀에서부터 저는 두 가지 난관을 겪었습니다 ㅠㅜ
 

약 7가지 정도의 테스트가 진행되었는데 대부분 간단했어요. 그런데 마지막 하나가 문제였습니다. '마스크 클리닝'이라고 해서, 눈과 코를 덮고 있는 마스크를 완전히 벗었다가 다시 써야 하는 테스트였습니다. 사실 다이빙할 때의 호흡은 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어도 코로 물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만, 막상 마스크를 벗고 맨 얼굴로, 그것도 눈도 꼭 감은 상태로 하려니 공포심이 극에 달했습니다. 저는 가장 얕은 풀에서조차 이 마스크 클리닝을 성공하지 못했었고, 이는 이후에 진행된 다이빙 내내 저에게 가장 커다란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렇게 패닉 상태가 되어 물 밖으로 푸우~ 하고 올라왔습니다. 좀 진정한 후에 다시 다른 테스트들을 진행하는데, 한번 갑작스레 벗어 던진 마스크에 자꾸만 김이 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으앙.. 

물 속에서는 언어적인 소통이 어려운 관계로 수신호를 사용하거나 자석 칠판 등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마스크에 김이 끼어 잘 안 보이니 다른 테스트에서도 계속 뒤처졌습니다. (인스트럭터가 글씨를 잘 못 썼던 건 비밀.. 손글씨로 쓴 일본어 읽기는 너무 어려워요) 어찌어찌 풀에서의 오전 수업을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은 후, 오후에 바다에 나가기 전에는 김서림 방지제를 듬뿍 발랐더니 좀 괜찮아지더라고요. 이후에는 그동안 못 한 것들을 만회하려 열심히 따라 했습니다. 


다이빙의 가장 관건은 부력을 얼마만큼 잘 다루느냐인 것 같아요.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닌 중성 부력 상태를 유지하면, 마치 우주와 같은 무중력 상태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력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지나치게 가라앉거나 위로 떠오르게 되어요. 오후에 진행했던 바다에서의 실전은 수심 5-6미터의 비교적 낮은 곳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첫 실전이라 모두들 아름다운 바다를 즐기기보다는 부력을 컨트롤하느라 정신이 없었죠.


마지막 날에는 배를 타고 먼 곳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 예약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저희 일행을 끼워준 것이죠. 항구를 출발해 30분 넘게 달려 도착한 꽤나 깊은 바다인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파도도 높아서 긴장했었는데 의외로 하나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전날에는 미처 보지 못했었던 예쁜 바닷속이 눈에 들어오고, 특히 동굴로 이루어진 지형이라 부력 컨트롤도 섬세하게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깊은 바닷속에서 위쪽을 올려다보는 느낌은, 정말 최고였어요.


엄청 긴장하고 있었던 마스크 클리닝도 결국 해냈습니다. 깊은 바다에서 조금 얕은 곳으로 옮겨온 후, 차례로 테스트를 진행해 드디어 마스크 클리닝의 시간이 왔습니다. 저 외에 사람들은 모두 해냈고, 이제 저만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무지무지 떨렸는데, 인스트럭터님은 괜히 프로가 아니더군요. 거의 제 멱살을 잡을 듯(?) 아주 가까이 다가오시더니 저를 뚫어져라 주시하며 고개를 끄덕끄덕하십니다. 왠지 모르게 용기가 생겨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성공 후 떨리는 마음으로 눈을 떠보니 모두 저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더라고요. 왈칵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ㅠㅜ 칠판에 '면허 획득 축하해!'라고 써 주시는 인스트럭터님은 정말 상냥했어요.
 

 

@ 안녕 여러분~ 봉짱이에요~


 

@ 카메라를 들이대자 공기방울을 만들어 보이며 장난치는 인스트럭터 



 
이렇게 저의 첫 다이빙은 파란만장하게 끝났습니다. 최대한 자세하게 얘기해 드리려고 노력했는데 재미있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이제 날씨도 점점 따뜻해지고 있으니 또 한 번 다이빙해야겠어요!




*이미지 출처: 영상캡처


봉짱
영원한 한량을 꿈꾸는 외국인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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