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오늘 하루도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노래는 사람이 만든다. 이 길이 과연 맞는 길인지 알 수 없어 고민하고 있을 때 GOD의 '길'이라는 노래가 생각난 것처럼, 그 안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다 들어있다. 자문자답의 연속인 그 노래의 가사가 내게 어떤 답을 주진 않지만, 애초에 그 답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 않는가! 노래를 듣고 가사에 공감한다는 것은 누군가 지금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나와 같은 경험을 했구나- 며 동질감을 느끼는, 그런 일인 것 같다. 이 길이 맞는지 고민하던 찰나, 어느 순간 다른 노래가 생각나고 들려오기 시작했다.

 
 
ⓒ 도무지 답은 안나오지만…


무엇을 원하는지 사는 대로 사네 무엇을 원하는지 가는 대로 사네 무엇을 원하는지 그냥 되는 대로 사네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네 인생 전부를 걸어 보고 싶은 그런
니가 정말 진짜로 원하고 네 전부를 걸어 보고 싶은 그런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그 나이를 쳐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이거 아니면 죽음 정말 이거 아니면 끝장 진짜 네 전부를 걸어 보고 싶은 그런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는 그 사운드보다 더 날카로운 가사로 듣는이를 찌른다. 다양한 버전이 있지만 그 어떤 편곡도 가사보다 더 날카롭지는 못하다. 한 구절 한 구절마다 뾰족한 바늘이 되어 마음을 푹푹 찌르다 못해 후벼 파는 기분까지 들고 만다. 비난에 가까운 말로 시작한 노래는 따끔한 일침을 거쳐 그 나이를 처먹도록 그걸 하나 모르냐는 말로 끝난다. 어떤 답을 주지도, 어떻게 생각해 보라고 가이드를 주지도 않고 그저 질문, 질문, 질문,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에게 하는 말처럼 거친 비난. 그렇지만 한마디 반박조차 할 수 없다. 그러게, 이 나이를 처먹도록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살고 있네. 



 

ⓒ 오랜만이죠, 이거?

 
'진취적' 이라거나 '적극적'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내게 있어 학창시절은 차라리 편한 시절이었다. 책상에 앉아 공부하라면 공부를 했고, 그 외에는 딱히 할 것이 없었다. 물론 공부만 했던 것은 절대 아니기에 친구들과도 적당히 놀았고, 혼자 집에서도 적당히 놀았으며, 책을 보든 뭘 하든 적당한 정도로 했던 것 같다. 사회인지 학교인지 누가 깔아놓은 지 모르는 레일 위를 적당히 달리면 되었고, 굳이 그 레일을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나가고픈 마음도 없었다. 그냥 이대로 가면 되는데 뭘 굳이 다른 길을 가나 싶었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를 처음 생각했던 것은 아마도 중학생 때였던 것 같다. 꿈많은 소년이었던 당시의 나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소위 말하는 '밥 벌어먹고 살기 힘든 일'을 꿈으로 삼았었다. 지극히 문과문과한 꿈이었는데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이과생이 되었고, 수능점수에 맞춰 들어간 대학에서도 공대를 전공으로 하면서 그 꿈과는 멀찍이 떨어지게 되었다. 이과를 간 것도, 공대를 간 것도 어느샌가 내 앞에 깔려있는 레일을 따라가다 보니 나온 결과였는데, 다행히 이 레일이 회사까지 이어져 있었는지 번듯한 직장에 취직까지 하게 되었다.


 
 
ⓒ 흘러 흘러 가다 보니 여기네요



그리고 어느덧 3년의 시간이 지났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짜증도 나는, 쳇바퀴 같은 직장인의 삶을 살다 보니 조금씩 마음이 닳아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 내 앞에 깔려 있던 레일은 어느새 많이 흐려지고, 그 방향으로 달리던 관성만 남아 아무 생각 없이 등속운동을 하는 기분이다. 아니, 등속도 아니고 감속운동이다. 나아지는 모습은 없고 무뎌지고 굳어져서 서서히 속도가 떨어져 가고 있는 내가 거울 안에 있다. 방향성도 잃고 그리로 가기 위한 동력원도 없어진, 텅 빈 열차 같은 기분. 이건 탈선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그대로 멈춰버릴지도 모르는 문제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네 인생 전부를 걸어 보고 싶은 그런-
 

내가 진짜로 원하는건 뭘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잡으려면 이 꿈을 먼저 찾아야 할 것 같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 금방 불타오를 테니, 그리로 달려가기 위한 동력원은 걱정 없을 것 같은데 방향을 잡기란 정말 어렵다. 너무 조바심을 내면 될 일도 안된다는 말을 듣고는 '맘에 좀 여유를 갖고' 천천히 생각해볼까 했지만, 허송세월을 보내게 되는 것 같아 다시 마음이 급해진다. 꼭 '일'과 관련된 것이 아니어도 좋고 보통 '꿈'은 '일'과는 무관한 분야에서 나타난다지만, 기왕이면 '일'을 하면서도 '꿈'에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썰물처럼 밀려드는 업무와 메일과 전화를 핑계로, 오늘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생각하는 것을 뒤로 미룬다. 어디, 언제까지 밀리나 봐야겠다.



 

ⓒ 해 보는거죠 뭐





Alea iacta est. The Die is Cast.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2막이 열리는 기분이네요.




이미지출처 : 구글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 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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