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당신은 아저씨입니까?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어느 조직에서나 인사는 무척 중요하다. 특히 그 조직에 첫발을 내딛은 쭈구리들에게 인사는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므로 더 중요하다. 때문에 각 팀으로 방생하기 전까지 신입사원들을 케어해주는 인사팀에서는 인사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한다. "목례만 하면 누구에게 하는 인사인지 모르니 사람들이 잘 안 받아준다. 눈이 마주치면 큰 소리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외치며 인사하라." 등등등. 아무리 내가 쭈구리라지만 유치원에 입학한 쭈구리도 아니고, 그걸 누가 모르나?

그런데 재밌게도, 인사를 잘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생각보다 어렵다. ("님 멘탈이 글러먹어서 그럼." 이라고 할까봐 미리 변명하자면, 나는 왕년에 '인사 잘하는 어린이상' 수상자였다.) 여느 때와 같이 퇴근 후에 회사 맥주를 안주 삼아 각자의 회사 적응기를 얘기하다 보면 인사가 어렵다는 것은 대부분의 쭈구리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현상이었다. 이유? 그 유명한 '아저씨' 들 때문이었다.

혹시 오해할지 모르니 여기서 한번 언급하고 넘어가야겠다. 방금 말한 '아저씨'는 본격 오징어 만드는 영화, 옆집 아저씨가 원빈인 영화, 짱짱맨의 감성 느와르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삼촌 사촌 오촌 또는 그 이상의 집안 어른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의 옆집에 사는 순백색 런닝셔츠를 사랑하는 진짜 옆집 아저씨를 말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저 아저씨는.. 군대에서 말하는 아저씨다.
 

 
 ⓒ 아쉽지만, 내가 아니란다.


이렇게 뱉어놓고 나니 고민이다. 이놈은 글렀어. 몇 편이나 썼다고 또 군대 얘기야?라고 할 당신의 반응도 걱정이지만(그러고 보니 바로 전편이 다 군대 얘기...) 이 아저씨의 개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가 더 큰 고민이다. 어디 설명을 해볼까… 굳이 말하자면.. 넓은 의미에서는 같은 단체에 속해있고, 업무적 또는 그 외적으로 마주칠 일도 많지만 소속감을 함께 공유하지는 않는 관계..라고 해야하지 싶다.

아저씨랑 인사랑 어떤 관계가 있길래 인사가 어렵냐고? 간단하다. 보통 아저씨에게는 인사를 하지도 않고 받아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사이면 어차피 매일같이 마주 치는 거 인사 좀 받아주면 좋을 텐데, 그들은 인사를 받기는 커녕 '님 뭥미?' 하면서 슥- 쳐다보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군대 라면 '같은 팀이 아니면 다 아저씨'라고 여기고 무시하면 되겠지만, 회사에서는 그렇지가 않으니 뭐...
 
결국 답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무시하고 다닐 수는 없으므로 나는 여전히 꾸벅꾸벅 인사를 한다. 보통은 눈을 마주치고 큰 소리로 안녕하십니까!를 외치고, 나를 아저씨로 대하는 이들에게는 그냥 목례만 한다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차가운 시선을 이겨내며 하는 인사이므로 신경 쓰지 않고 그냥 한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쭈구리가 터득한 인사 규칙이라고나 할까?


언젠가는 내 인사를 받아 주겠지? 휴... 무슨 헛소린지 모르겠다. 인사에 규칙이라니. 

"아오 아저씨, 인사 좀 하고 삽시다! 예?!"  
 
 
군대에서 말하는 ‘아저씨’를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 그 오묘한 관계를 텍스트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네요. 그 외에 다뤘으면 하는 소재가 있다면, 그것도 얼마든지 댓글 달아주세요 하하.



쭈구리   
오늘도 하루종일 쭈구리고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아프다. 이 근처에 우리 회사 사람은 없겠지? 에라, 모르겠다.술도 한잔 했겠다 얘기나 좀 해야겠다.


 

쭈구리의 취중직담 더보기

오피스Wa 목록보기
맨 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