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탐구생활] 다짐1) - 정식 입사를 한 지 1년이 되는 시점, 또 한 번의 시련을 겪으며

 전화가 울린다. 핸드폰 번호이다. 외부 민원 전화라는 감이 온다. 이번엔 또 어떤 일로 나를 괴롭힐까. 간단하게 5분 내로 끝낼 수 있는 전화는 민원인 특유의 집착과 의미없는 질문의 반복으로 20분.. 30분까지 이어진다. 시간이 흐를 수록 목소리는 작아지고 흐려져 개미 목소리가 된다. 수화기를 놓고 나면 들고 있던 왼팔이 아프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민원 전화를 한번 받고 나면 듣기만 했을 뿐인데 진이 빠지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다. 정곡을 찌르며 속사포로 돌진하는 민원인을 상대로 정확하고 확실하게 답을 하고 싶은데 담당자라고 하는 내가 확신없이 우물쭈물 거리는 게 답답하다. 만난 적도 없는 수화기 너머의 사람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나를 발견한다. 부족함을 느낀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조바심이 난다. 나는 언제쯤 선배님들처럼 할 수 있을까.. 연차는 내 속도 모르고 쌓이기만 할텐데 지금의 모습에서 더 나아가지 못할까 봐 두렵다.

 

주변 선배님들은 '지금 잘하고 있어. 이대로만 하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하신다. 그 순간엔 인정받았다는 기쁨이 든다. 하지만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기의심이 동시에 생겨난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 잘한다는 칭찬을 받고 싶어 하던 것처럼 어른이 된 지금도 인정욕구는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 않는다. 어렸을 때 칭찬을 받으면 마냥 좋고 기뻐했다면 이젠 칭찬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보단 끊임없이 스스로 물어본다.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만 해도 괜찮은 걸까?
더 잘하고 싶은데 왜 마음처럼 잘 안될까..'

 

내 성향 때문이라고, 성격상 안되는 거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싶을 때도 많지만 동시에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고 더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선배님들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놀랄 때가 많다. 지금까지 내공과 경험이 쌓였기 때문일까. 나도 저렇게 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상상 속 내 모습은 까다로운 민원을 살살 달래고 복잡한 문제를 척척 처리한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상상과 현실의 괴리는 나를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만들어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게 한다.

 


회사생활을 하며 업무와 직장 내 인간관계로 인해 나의 기분, 자존감, 자신감,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을 느꼈다. 하루 업무가 무난하고 순조롭게 잘 풀리고 동기, 선배님들과도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보낸 날엔 아무리 바빴어도 퇴근 길 몸과 머리가 가볍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인해 골치가 아프고 선배님께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해서 하루 종일 신경 쓰이는 날은 불면증에 걸린 듯 잠을 이루지 못하며 그날 있었던 일들을 수없이 되새기며 후회한다. 하루하루 무슨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는 리얼리티 회사 생활을 하며 하루 사이 내 기분과 자신감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이 오르락내리락거린다. 마음 속 전쟁터는 종전은 커녕 휴전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나의 중심 잡기'

회사 생활을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나에 대한 확신과 의심을 적절히 섞어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땐 확신9:의심1 로 밀고 나가기, 보완하고 고쳐야 할 부분이 발견되었을 땐 의심9:확신1로 반성하기. 아무리 확신이 있어도 긴장감을 놓지 말기, 아무리 내가 부족하고 잘못한 것만 생각날 때도 자존감을 잃어버리지 말기. 이렇게 나만의 중심이 잡혀있다면 하나의 사건으로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롤러코스터보단 회전목마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고 싶다.

 


작가명 : 도비로드

작가 소개 : 회사로부터 양말이 아닌 돈을 받고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도비입니다. 저마다의 길을 걸어가는 또다른 도비들이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관련 링크 :
bruch- https://brunch.co.kr/@dobiroad
instagram- https://instagram.com/dodol1227
blog- https://blog.naver.com/yudodol27
#정식입사 #정식입사시련 #입사시점
오피스Wa 목록보기
맨 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