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이 좋소 #1]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의 행복을 꿈꾸는 당찬 놈들, '해피래빗'

2015.04.13 19:00

‘스탭 사원부터 시작해 정직원까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다 겪어봤다.
그래서 이제는 그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 ‘좋은 회사’들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오피스N 굿잡이 좋은 회사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첫 번째 이야기_해피래빗


 2년 전까지만 해도 당당한 커리어우먼을 꿈꾸던 나, 아이러니하게도 작년 몇 개월 동안 집에 틀어박혀 근근이 보도자료, 홍보기사 등을 써주며 프리랜서(라고 쓰고 백수라고 읽는다) 활동을 했다. 멀쩡히 잘 다니던 회사를 하루아침에 그만두고 남들이 보기에 불안정한 삶을 선택한 이유는 딱 하나, ‘행복하지 않아서’였다.

 흔히 말하는 슬럼프에 빠졌던 게 아니라 정말 행복하지 않았다. 나름대로 적성에 맞는 업무, 적지 않은 월급, 나쁘지 않았던 근무조건. 하지만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직장인이라서 행복하지 않았다.



 

내가 누군지 맞춰봐.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해피래빗 식구들을 만났다. 그 당시엔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들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라는 슬로건을 당당히 내건 그들이 참 안쓰러웠다. 마치 얻어터질 것을 알면서도 오기로 ‘지는 싸움’에 뛰어드는 모습 같았다고 하면 적절할까.

 직장생활을 수십 년 한 건 아니었지만 그 간의 내 사례만 봐도, 아니 주변에 그 누구를 봐도 직장인이 행복해진다는 것은 참 힘든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 웃기게도, 뭐에 홀린 듯이 나는 그들이 뛰어든 싸움에 함께하고 싶어졌다. 은연중에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 했던 걸까, 아님 그들이 그 싸움에서 혹시 기적이라도 일으킬지 궁금했던 걸까. 이유야 어쨌든 나는 그렇게 해피래빗에 합류했다. 그리고 9개월, 그들이 어느 정도 승산이 있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Party People  

 9개월 전 처음 그들에 합류하던 날, 아침부터 퇴근 후 회식자리까지 나의 하루 일과는 ‘파티’였다. 출근하면서 받았던 민망한 박수세례, 점심시간에는 입사기념 홍대 단체나들이, 저녁에는 본격적인 환영파티. 그 때까지만 해도 그저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서 이러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들을 과소평가했나보다. 그들은 정말 시도 때도 없이 파티를 즐겼다. 파티의 종류도 다양하다. 생일파티, 웰컴파티, 굿바이파티, 졸업파티... 갖다 붙일 수 있는 이유는 다 대면서 파티를 즐긴다.


 

한 대표님, 눈 좀 뜨세요...

 
 스무 살 언저리에나 해봤을 법한 ‘깜짝파티’를 한 달에 기본 4~5번은 준비한다. 말이 좋아 ‘서프라이즈’지, 하도 많이 해서 이젠 주인공이 놀라지도 않는다. 그래도 해피래빗 구성원들은 즐겁다.

 처음엔 파티기획, 선물준비(게다가 상장까지 제작한다) 등의 과정이 조금은 뻔하고 귀찮게도 느껴졌는데, 9개월 동안 함께하다보니 그들이 왜 그렇게 파티에 연연하는지 알 것도 같다.

 주인공이 놀라든, 안 놀라든 일단 뿌듯하다. 그냥 누군가를 축하해주고, 그 주인공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것이다. 물론 주인공이 뻔하지만 진심이 담긴 축하에 감동받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들은 더욱 신나서 다음 파티를 기획한다.

 최근엔 깜짝파티 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직접 본인을 위한 판을 꾸리기도 한다. 예를 들면 ‘생일자 배 보물찾기’를 연다든지, 본인을 위한 파티를 직접 기획한다든지... 참 재밌게 논다. 물론 나도 9개월 째 같이 놀고 있다.



직장생활은 눈치게임?

 ‘눈치’라는 말만 들어도 스트레스 받는다.

 ‘독고다이’ 스타일로 20년 넘게 살아왔던지라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억지로 비위를 맞춰준다는 것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해본 적도 없던 그 상상이 쌩뚱 맞게도 현실이 되었다.

 클라이언트의 눈치 보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상사 눈치 보랴, 동기들 눈치 보랴, 심지어 시도 때도 없이 그만두겠다고 협박(?)하는 후배 눈치까지. 회사에는 그야말로 눈치 봐야할 사람 천지였다. 업무에 관해서만이라면 그러려니 했겠다. 업무적인 문제에서는 물론 점심시간에도, 친구와 사적인 통화를 할 때에도, 그리고 퇴근을 할 때까지 눈치 볼 일 투성이었다.

해피래빗에 합류 후 첫 회의시간, 한성원 대표가 던진 첫 마디.

 
“회의하다가 혹시 가족이나 애인의 전화가 오면 꼭 받으세요.
회의 중이라서 나중에 전화할게, 그런 것 하지마세요. 그냥 편하게 받으세요.”

나는 당시 한 대표의 말을 두 가지로 해석하며 고민했다.
 
1. 진심이다. 전화가 오면 정말 편하게 받아라.
2. 반어법 모르냐. 회의 시간에 무슨 전화를 받냐.


 
 그 간 해피래빗의 구성원으로서 지내본 결과, 그 때 한 대표가 했던 말의 뜻은 1번이었다. 그리고 이미 해피래빗 식구들은 대표의 말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었다. 회의 중 통화는 기본, 갑자기 간식이 먹고 싶어져 자리를 뜨는 사람도 있었다. 아, 혹시 너무 개차반처럼 보일까봐 덧붙이자면, 물론 이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의 회의 흐름을 끊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이다.
 
해피래빗 식구들에게 주어지는 권리이자 의무
 

 
 회의 시간을 일례로 들었지만, 해피래빗에는 그만큼 ‘눈치 보는 문화’가 없다. 회의할 때도, 통화할 때도, 퇴근할 때도. 모든 행동에 이유만 있으면 된다. 그럼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일하러 오는 회사에서 왜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같이 점심을 먹고, 할 일을 끝마쳤음에도 야근을 하고, 내 사생활까지 강제 공개당해야 하는가.

 어쨌든 눈치 안보며 회사 다니니 살만하다.

 
직원의 ‘쉼’을 인정하는 회사
 
 누군가 나에게 좋아하는 것을 나열해보라면 ‘침대에 누워있기’를 꼭 포함하고 싶다.(실제로 오피스N 홈페이지 ‘굿잡’ 내 자기소개 칸에 그렇게 쓰여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 상태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거창한 생각은 아니더라도 그냥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머릿속에서 엉켜있던 무언가가 풀리면서 정리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타인의 ‘쉼’을 인정하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 그냥 게으른 사람으로 낙인 찍어버리기 마련이다.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오랫동안 끈기 있게 앉아있고, 쉬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려야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인정하는 게 보통의 사회 분위기다.

 그게 틀린 것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쉼’을 통해 나오는 성과도 인정해야한다는 것. 하지만 보통의 직장에서 그게 인정될 리 만무하다. 이해한다. 우리 엄마도 내가 누워있는 것만 보면 또 자냐며 역정을 내시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면 오죽할까.

 그래도 나는 끝까지 ‘모니터 앞에서 밤을 새는 것’보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적어도 나에게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장담한다.

 
‘쉼’의 좋은 예

 
 내가 최근 들어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해피래빗이 각자의 ‘다름’과 ‘쉼’을 인정해주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제도적인 예를 들자면, 구성원들이 각자의 생활패턴에 맞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출근제도’나 스스로 리프레시할 수 있는 ‘묻지마휴가제도’ 등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특히 '묻지마 휴가' 제도의 경우 올해 초부터 시행 중인데, 그야말로 해피래빗 식구들의 얼굴이 활짝 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직장인들에게도 방학이 필요하다고,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쉬고 싶을 때가 있다고’ 마음속으로는 수십 번, 수백 번 외쳤겠지만, 아무도 입 밖으로는 내지 못했던 그 말을 회사가 먼저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원래 ‘뜻밖의 선물’이 더 고마운 법.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직원들에게 ‘일’이 아닌 ‘쉼’을 권장하는 회사가 대한민국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해피바이러스

 가끔 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난 지금 행복한가?”

 솔직히 말하면 ‘Yes or No’로 답하기엔 아직 성급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적어도 불행하지는 않다.”

 인간이 참 간사한 게 본인이 여유를 찾아야만 그제야 주변이 눈에 보인다. 내가 불행하지 않은 직장인이 되니, 다른 직장인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몸을 닦고 집을 안정시킨 후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정함.

 
그리고,
 
수신래빗치국평천하.
해피래빗 식구들부터 닦고 안정시킨 후 대한민국 직장문화를 다스리고 평정함.

 
그들과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를 닦고 안정시키는 중인 해피래빗 식구들

 
 해피래빗 식구들은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안쓰럽고 무모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챙길 건 챙기는 사람들이었다. 본인들부터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해피래빗 구성원으로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을 서로 찾아주며 그렇게 본인들부터 챙기는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들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이 말도 안 될 것 같은 슬로건을 내건 해피래빗 식구들의 마음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그들은 행복하기 때문에, 불행하지 않은 직장인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의 행복까지 챙겨줄 여유가 생겼나보다.

 사실 내가 감히 해피래빗 구성원 모두가 ‘완벽하게’ 행복한 상태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은, 아니 우리는 앞으로도 행복한 직장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해피래빗 회사이야기 더 보기

맨 위로 가기